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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예정
안옥현 × 이빈소연 × 이페로 ⟪I'm here, the room next door⟫
안옥현 × 이빈소연 × 이페로 ⟪I'm here, the room next door⟫
  • 지역서울
  • 장소PS CENTER
  • 현재현황준비중
  • 기간2026-07-25 ~ 2026-08-01
  • 홈페이지 https://ps-center.kr/

Contest outline



안옥현 × 이빈소연 × 이페로 ⟪I'm here, the room next door⟫

 

우리는 모두 두 개의 방을 오가며 살아간다. 하나는 지금 숨 쉬고 움직이는 방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이 소리 없이 쌓여가는 옆방이다. 대개는 그 문을 닫아둔 채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느려진 발걸음이나 낯설어진 거울 속 얼굴을 타인의 일로 치부하며 지내지만, 그 방은 비어 있지 않다. 거기에는 이미 내가 있다. 영화 《The Room Next Door》(2024)에서 모티브를 얻은 전시 《I'm here, the room next door》는 이 닫힌 문 앞에 잠시 멈춰 서기를 권한다. "내가 여기 있다"는 말은 고립된 자의 구조 신호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시간을 끝까지 응시하며, 죽음 앞에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조용한 선언이다.

 

작은 방들이 이어진 PS CENTER에서 관객은 문턱을 넘으며 세 작가가 마련한 시간의 서사를 마주한다. 첫 번째 방에서 이페로는 에드워드 호퍼의 회화를 모티브로 삼은 〈A door apart〉 연작을 통해 부재가 현존의 다른 형태로 지속되는 텅 빈 공간을 보여준다. 완성된 화면 위에 그어진 무작위의 선은 우리가 진실이라 믿는 시선에 균열을 내며 문턱의 정지를 감각하게 한다. 두 번째 방의 이빈소연은 항암 치료 중인 어머니의 시간을 슬픔이나 신파라는 틀에 가두지 않고 담담하게 화면에 올린다. 어머니의 느려진 발걸음과 가늘어진 목소리를 통해 관객은 타인의 노화가 아닌 예고된 나의 미래를 실감하며, 이미 문턱을 넘어서게 된다. 마지막 방에서 안옥현은 생의 가장 충만한 순간에서 시작해 80대 노년의 맹렬한 욕망과 비극을 담은 〈사랑의 전당〉으로 나아간다. 카메라 뒤에 선 예술가로서 늙어감의 공포와 황홀을 정직하게 고백하며, 오래된 이야기가 여전히 자신 안에서 진행 중임을 목격한다.

 

시간은 신체에, 공간에,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에 고스란히 새겨진다. 사라지지 않는 방식으로. 옆방을 의식하는 순간 역설적으로 지금 이 방은 더 선명해지며, 미래의 나를 만나러 가는 여정은 사실 지금의 나를 더 깊이 살아가기 위한 일이 된다. 전시장을 나서는 길에 손등의 작은 점이나 눈가의 주름이 문득 달리 보인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옆방의 문턱을 넘어 지금 여기에 있는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여정에 당신을 초대한다.

—  기간  2026. 7. 25.(목) - 8. 1.(토)
—  장소  PS CENTER  서울 중구 창경궁로5다길 18 3층
—  시간  11:00 - 18:00  일요일, 월요일 휴무
—  참여 작가  안옥현, 이빈소연, 이페로
—  관람료  무료

안옥현 (Okhyun Ahn, b.1970)

안옥현은 사진과 영상을 통해 사회적 관계와 시선 아래 감춰진 인간 감정의 다층적인 측면을 살피는 작가이다. 대상을 특정한 연극적 상황에 노출시키고 그 과정에서 미묘한 감정이 표면화되는 뉘앙스를 포착한다. 특히 통속적이면서도 절대적인 감정인 '사랑'의 열망과 결핍을 소설, 영화 등의 클리셰를 차용한 연출 공간을 통해 다각도로 고찰해 왔다. 한쪽 가슴을 드러낸 포즈를 통해 한국인의 사랑에 드리운 성적 권태와 고립을 전개하거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청년의 모습을 통해 나이듦을 성찰한다. 주요 개인전으로 《뤼야; Say Love Me》(2021), 《여자는 남자를 남자는 여자를 서로 신성함으로 이끈다》(2024) 등이 있으며, 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2018), 서울사진축제(2016) 등 굵직한 기획전에 초청받았다.

 

이빈소연 (Leebinsoyeon, b.1988)

이빈소연은 일러스트레이션, 독립 출판, 그래픽 노블, 현대미술의 경계를 유연하게 횡단하는 하이브리드 창작자이다. 일상 속 주체들의 갈등과 관계 역학에 주목하며, 이를 과장되고 허황된 정치적 서사로 재구성하는 모큐멘터리 방법론을 제시한다. 대중문화와 인터넷 밈 등 동시대의 미끄러진 이미지들을 적극 수용하여 독창적인 시각 언어를 구축한다. 특히 개인전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서》(2024)에서는 탄광 산업의 성쇠를 통과한 사적 가족사를 기반으로, 일상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으나 지워졌던 어머니의 가사 노동을 이중 스파이의 영웅적 실록으로 격상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개인전으로 《사랑의 작대기》(2022)가 있으며, 세화미술관 《유영하는 세계: Bed, Bath, Bus》(2025), 대전시립미술관 《메신저의 신비한 결속》(2024) 등 유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이페로 (Epäro, b.1975)

이페로는 '먹고, 그리고, 사랑하는' 삶의 실존 방식을 화폭에 담는 작가이다. 케이크나 밥상처럼 친숙한 일상의 대상을 통해 인간의 희로애락과 이면에 감춰진 불안을 조명한다. 그의 작업은 전통 장지 위에 콩즙을 바르는 전통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아크릴 등 현대적 혼합 매체를 쌓아 올린 뒤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문지르고 뭉개버리는 수행적 제스처가 특징이다. 정성껏 그린 달콤한 대상을 거칠게 망가뜨릴 때 발생하는 아슬아슬한 긴장과 해방감은 동양화의 '기운생동'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내는 과정이며, 무의미해 보이는 삶을 지속하기 위한 실존적 위로를 건넨다. 주요 개인전으로 《Dear My Cake》(2023), 《swipe out》(2022) 등이 있으며, 서울대미술관 기획전 《미적 감각》(2024), 일민미술관 《멋진 그림들》(2009) 등 다수의 주요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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