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옥현 (Okhyun Ahn, b.1970)
안옥현은 사진과 영상을 통해 사회적 관계와 시선 아래 감춰진 인간 감정의 다층적인 측면을 살피는 작가이다. 대상을 특정한 연극적 상황에 노출시키고 그 과정에서 미묘한 감정이 표면화되는 뉘앙스를 포착한다. 특히 통속적이면서도 절대적인 감정인 '사랑'의 열망과 결핍을 소설, 영화 등의 클리셰를 차용한 연출 공간을 통해 다각도로 고찰해 왔다. 한쪽 가슴을 드러낸 포즈를 통해 한국인의 사랑에 드리운 성적 권태와 고립을 전개하거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청년의 모습을 통해 나이듦을 성찰한다. 주요 개인전으로 《뤼야; Say Love Me》(2021), 《여자는 남자를 남자는 여자를 서로 신성함으로 이끈다》(2024) 등이 있으며, 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2018), 서울사진축제(2016) 등 굵직한 기획전에 초청받았다.
이빈소연 (Leebinsoyeon, b.1988)
이빈소연은 일러스트레이션, 독립 출판, 그래픽 노블, 현대미술의 경계를 유연하게 횡단하는 하이브리드 창작자이다. 일상 속 주체들의 갈등과 관계 역학에 주목하며, 이를 과장되고 허황된 정치적 서사로 재구성하는 모큐멘터리 방법론을 제시한다. 대중문화와 인터넷 밈 등 동시대의 미끄러진 이미지들을 적극 수용하여 독창적인 시각 언어를 구축한다. 특히 개인전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서》(2024)에서는 탄광 산업의 성쇠를 통과한 사적 가족사를 기반으로, 일상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으나 지워졌던 어머니의 가사 노동을 이중 스파이의 영웅적 실록으로 격상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개인전으로 《사랑의 작대기》(2022)가 있으며, 세화미술관 《유영하는 세계: Bed, Bath, Bus》(2025), 대전시립미술관 《메신저의 신비한 결속》(2024) 등 유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이페로 (Epäro, b.1975)
이페로는 '먹고, 그리고, 사랑하는' 삶의 실존 방식을 화폭에 담는 작가이다. 케이크나 밥상처럼 친숙한 일상의 대상을 통해 인간의 희로애락과 이면에 감춰진 불안을 조명한다. 그의 작업은 전통 장지 위에 콩즙을 바르는 전통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아크릴 등 현대적 혼합 매체를 쌓아 올린 뒤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문지르고 뭉개버리는 수행적 제스처가 특징이다. 정성껏 그린 달콤한 대상을 거칠게 망가뜨릴 때 발생하는 아슬아슬한 긴장과 해방감은 동양화의 '기운생동'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내는 과정이며, 무의미해 보이는 삶을 지속하기 위한 실존적 위로를 건넨다. 주요 개인전으로 《Dear My Cake》(2023), 《swipe out》(2022) 등이 있으며, 서울대미술관 기획전 《미적 감각》(2024), 일민미술관 《멋진 그림들》(2009) 등 다수의 주요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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